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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불 붙인 신선한 열풍

순식간에, 뜨겁게

 

한 시대의 유행에는 늘 불씨가 있기 마련이에요. 누군가의 말 한마디 혹은 사진 한 장이 발화점이 되죠. 최근 몇 년간 우리는 광고가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수단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촉매로 기능하는 순간들을 목격해 왔어요.

 

 

이번 글에서는 광고 하나가 어떻게 유행을 일으키고, 그 열풍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드는지 살펴보려고 해요.

 

띠리링 ··· 띠리링 ··· 여보세요?

방금 폭파음 같은 게 들렸는데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이번엔 어떤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확인해 봐야겠어. 문자 남겨줄 테니까 7월 13일,
함께 범인을 찾아보자고!

 

 

위 대화는 애니메이션, 명탐정코난 극장판이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첫 번째 이벤트, ARS 이벤트에서 실제로 들을 수 있었던 통화 내용이에요. 2022년 7월 개봉한 '명탐정코난:할로윈의 신부'는 경찰 동기들과의 악연으로 이어진 폭파범이 3년 만에 다시 나타나 도시 전체를 위협하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기 위한 주인공들의 공조를 그린 추리 미스터리 극장판이에요.

 

ZfUGakGIpd9CkDlN2zhDXgAVj7Q.jpg©toonimovie 인스타그램 캡쳐

 

영화 개봉일인 7월 13일이 들어간 번호로 전화를 걸면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이 직접 전화를 받아 함께 수사를 도와줄 것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재생돼요. 통화가 끝난 뒤에는 문자 메시지로 영화 예매권이 증정되는 이벤트도 이어졌답니다.

약 20초간 캐릭터들의 음성을 통해 영화 속 이야기를 미리 엿볼 수 있었고, 덕분에 팬들은 마치 주인공들과 실제로 대화하는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벤트는 2시간 만에 3,000통의 통화량을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SNS에는 '코난이랑 전화했다'는 인증 게시글이 줄줄이 올라왔어요. 개봉 전부터 열기와 기대감을 동시에 끌어올렸고, 전화를 통한 홍보는 전부 스팸 광고일 것이라는 인식을 바꾼 이벤트라는 평을 남겼죠.

 

8LrC6LlLug7olvJsOKPo-1Rzw0Y.jpg©JTBC

 

러한 광고성 이벤트의 폭발적인 반응은 실제 영화 홍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어요. 최근 개봉한 영화 '거룩한 밤:데몬 헌터스' 측은 고민 해결 ARS 상담소라는 색다른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상담소로 전화를 걸어 주연 배우들 중 한 명을 선택한 뒤 고민 내용을 남기면 되는 형식이었죠. 본인의 고민이야기를 좋아하는 배우들이 직접 듣고 경품을 추첨하도록 구성해 팬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했어요.

 

 

이처럼 전화 광고 이벤트는 홍보 활동을 넘어 작품의 세계관에 대한 몰입을 돕는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요.

 

 

관객은 극장에 가기 전부터 이미 스토리 속 인물이 되어 참여하게 되죠. 이는 브랜드가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계를 넘어, 소비자에게 직접 경험을 설계해 주는 광고 방식이에요. 참여형 광고는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감정적 연결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어요. 내가 주인공이 되는 광고가 되면서,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주체로 바뀌고 있어요.

 

 

" 따봉! "

 

다들 한 번쯤 외쳐본 적 있지 않나요? 따봉은 사실 광고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행한, 소위 말해 국민 유행어였어요.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90년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따봉 하나로 전국이 엄지 척 열풍에 휩싸였죠.

 

과연 따봉은 어떻게 유행하게 되었을까요?

 

따봉.JPG©롯데칠성 유튜브 캡쳐

 

 

1989년 델몬트 오렌지주스 광고 속에서 한 남성이 오렌지를 보고 "따봉!"이라고 외치자 브라질 농부들이 환호하며 춤추는 장면이 등장해요. 따봉은 브라질어로 좋아요를 뜻하고, 정말 맛있는 오렌지를 발견했을 때 쓰는 표현이라고 해요.

 

TV가 유일한 미디어였던 옛날에는, 한 번만 봐도 다음 날 모두가 따라 하는 대사가 되고는 했죠. 따봉 역시 그런 시대적인 상징이었어요. 그저 오렌지주스 광고였지만, 손가락 하나를 세우는 엄지 척 제스처는 순식간에 모두가 사용하는 표현이 되었어요. 하지만 여기에는 조금 웃픈 이야기도 있어요. 따봉이라는 한 마디가 브랜드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 나머지, 소비자들은 "따봉 주세요"라고 말하며 매장으로 달려갔지만, 정작 그런 제품은 없어서 경쟁사인 썬키스트를 사야 했고 경쟁사 매출만 높여준 격이 되어버렸어요.

 

요즘은 유튜브나 SNS에서 밈이나 유행어가 생겨나고, 그걸 광고가 활용하는 흐름으로 변했지만, 그 시절엔 반대로 광고가 유행을 만들고 사람들의 일상 속 언어와 행동을 바꿔놓았어요. 단순한 주스 광고 하나가 공감할 수 있는 세대를 만들어낸 셈이에요. 저는 이걸 광고가 쏘아 올린 신호탄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이제 광고는 하나의 문화 실험실이자 유행의 발화점이 되었어요. 예전에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광고 속 세계로 직접 들어가서 함께 노는 거예요.

 

광고=홍보라는 공식은 더 이상 정답이 아니에요. 광고는 '어떻게 알려줄까' 보다 '어떻게 참여시킬까'를 고민하고 '어떻게 웃길까'보다 '어떻게 남길까'를 설계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단 한 번의 클릭으로, 한 통의 전화로 유행의 주인공이 되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광고가 있어요.

 

 

즉, 광고는 단순한 상업적 도구가 아나라 세상을 움직이는 트렌드의 첫 장면이 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한 시대를 흔든 그 유행어, 당신에게도 남아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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