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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경영학

가장 먼저 미끄러진 발자국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접할 때 소비자들은 종종 망설인다. 품질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내가 첫 번째로 구매해도 괜찮을지, 불안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먼저 구입해 사용하는 모습을 봤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안심하게 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를 마케팅 용어로 펭귄효과라고 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남극의 펭귄들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어두운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천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들어가지 못하고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시간이 더 길다.

펭귄효과란 모두가 주저하고 있을 때 한 마리가 용기를 내서 뛰어들면 나머지 펭귄들도 그 뒤를 따르는 모습에서 비롯된 개념이며, 소비자들도 그들처럼 다른 사람들의 구매행동에 영향을 받아 소비를 결정짓는 현상이 나타난다.

 

 

지켜보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 그리고 따라가는 사람

- 옷이 신분증이 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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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2010년대 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 교문 앞에는 하나의 풍경이 있었다. 바로 노스페이스 패딩을 입은 학생들. '브랜드 로고와 등급에 따라 위계가 나뉜다'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노스페이스는 단순한 의류가 아닌 그들만의 문화이자 상징이 되었다. 교복 위에 입은 패딩은 같고도 다른 그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었고, 누가 먼저 입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집단의 흐름에 올라탔는가'였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개인의 취향보다 집단의 선택을 따름으로써 안도감을 느낀다.

 

 

비슷한 예로 개그우먼 이수지는 사교육 과열의 중심에 선 일명 '대치동 맘'을 패러디한 가상의 학부모 캐릭터를 연기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수지는 영상에서 고가의 패딩을 입고 나왔고 해당 옷이 강남 학부모 교복으로 상징화되면서 이 옷을 입고 다니기 꺼려진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나빠지자 중고판매 사이트에는 해당 브랜드 제품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타인의 평가와 행동에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한 군중심리를 보여주는 펭귄효과의 부정적 사례이다.

 

 

먼저 움직인다는 것의 의미

퍼스트펭귄의 가치

 

dPgdzj2grhuoDsRRk35Ap0kB4TQ.png©세계일보 (유튜브 ‘Jennifer Hudson Show’)

 

유명 아이돌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는 지난 3월 미국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간식으로 농심 제품인 '바나나킥'을 보여주었다. 진행자인 제니퍼는 바나나킥을 맛본 뒤 맛있다며 연신 감탄했으며 이 장면은 SNS를 타고 빠르게 번지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제니는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을 놓치지 않는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이기 때문에 바나나킥을 사 먹는 것 또한 힙해 보인 것이다. 바나나킥은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며 검색어 상위에 올랐고 덕분에 농심은 주가 4일 연속 상승이라는 효과를 누렸다.

 

 

이처럼 바다에 뛰어드는 첫 번째 펭귄을 가리켜 퍼스트펭귄이라고 하는데, 퍼스트펭귄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참여의 동기를 유발한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 특정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면 일제히 따라서 구매하는 모습이 펭귄효과의 뚜렷한 특징이다. 이는 그 어떤 광고보다 유명한 사람의 말 한마디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작된 펭귄, 신뢰를 무너뜨리다.

- 믿음의 뒷면에 붙은 거짓상표

 

84qmnT2RiJRzv3Hdo73ao9ASubE.jpg©한국일보 (유튜브 휙알파 huick)

 

그러나 댓글 알바, 가짜 구매 수 등과 같은 악용사례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국내 음반 유통 1위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8년 넘게 온라인상에서 뒷광고를 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사건이 있다. 카카오엔터는 '우연히 듣고 빠져버린 아티스트', '오늘 내 알고리즘에 뜬 노래' 등의 문구를 사용해 소셜미디어 채널에 올리며 일반 소비자가 쓴 글처럼 광고가 아닌 후기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공정위는 이는 엄연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 하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대중음악은 구전효과, 팬덤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고 게시물 작성자가 누구인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제품처럼 보이게 만들 수는 있지만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고 만다. 펭귄효과는 구매자의 신뢰를 건드리는 전략인 만큼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브랜드 신뢰도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

 

얼음 위에서 망설이는 소비자, 누가 먼저 뛰어들까?

 

펭귄효과는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한 개념이다. 대중의 선택을 지켜보며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의 심리는 마케팅 전략의 단서가 된다. 중요한 건 '퍼스트펭귄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그리고 '그 흐름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이다.

 

누구나 선택할 브랜드라는 메시지가 진정성 있게 전달된다면 얼음 위에서 망설이던 소비자들도 용맹하게 바다로 뛰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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